카테고리 : 리뷰

인격의 형성? 카니발 매지컬 - 니시오 이신

간만의 독서.....라고 하긴 좀 뭐 하지만 니시오 이신의 카니발 매지컬을 읽었다.

 꽤 많이 번역되어 나온 헛소리꾼 시리즈 중의 하나. 각 시리즈가 독립적인 이야기를 진행하고 완결시키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전작을 몰라도 읽을 수 있는 구성이지만 주인공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순서대로 읽을 것을 추천한다.

 소설이 소설이니만큼 길게 쓸 내용은 별로 없는 것 같다. 헛소리꾼 시리즈를 읽을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등장인물이 요란하게 등장하고, 허무하게 죽어나간다. 그 과정의 전개가 맛깔 넘치고 생동감 있는 심리묘사와 상황 전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읽으면서는 재미있지만, 다 읽고 난 후에는 허무함을 느끼고 남는게 하나도 없는듯한 (....) 엔터테이먼트 소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그런 구성을 보여주는데 좀 놀랍게도 내용의 변화감이 느껴지는 듯 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주인공인 헛소리꾼은 어딘가 나사가 하나 풀린 인간상을 보여주는데, 이와 더불어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도 항상 나사가 하나씩 빠져있는 인물들로 등장한다. 이름 조차 엉망진창으로 웃음을 지어내는 이 소설의 특징은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져있는 등장인물들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정상적인, 그러면서도 비정상적인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음울하게 전개해 나간다는 점일 것이다.

 극단적 허무주의를 넘어서 속내를 짐작할 수 없었던 주인공에게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는게 이번 작품의 특성이랄까. 개인적인 관점이긴 하지만 주인공이 타인과 격리된 생활을 추구하던 모습을 버리고, 소유욕과 상실감, 그리고 주체인 자신에 대한 확립이 이번작의 주제라고 생각한다. 뭐 아님 말고.

 어수룩한 추리를 통해서 타인의 심리를 짐작하고, 사는게 귀찮고 의미없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읽으면 유쾌할만한 소설인듯 하다.

뱀다리 : 꽤 두꺼운 편이라 읽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동어반복이나 굵은 글씨로 심리와 상황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 점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될 듯 하다.

by 스네이크 | 2008/11/30 17:20 | 리뷰 | 트랙백 | 덧글(2)

라크리모사 - 윤현승 장편소설

이탈리아의 한적한 마을. 언덕 끝에 위치한 조용한 도서관.
그리고 딸을 사랑하는 도서관의 사서 루카르도.
오후의 햇살을 맞으며 독서를 즐기던 그에게 연쇄살인마로 지목된
도서관 관장을 피해 달아나라는 경찰의 전화가 걸려온다.
어리둥절한 사이 또 다시 걸려온 낮선 여인의 전화,

"절대로 도서관을 벗어나지 마세요!"

인류 지식의 비밀을 담고 있는 닫힌 서고. 진실의 원 속에 갇혀 있는 악마, 레오나르.
그가 제시한 위험한 거래. 차분히 생각할 시간 따윈 없다.

"내 대답은 네 시간 오십팔 분이야."

강요당한 선택과 정해진 운명 사이에서 루카르도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딸 베니카의 안전. 진실의 원을 통해 주고 받는 지혜의 대결에서
그는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과연 루카르도는 딸을 구할 힘을 얻어낼 것인가?

"너에겐 세번의 기회가 있어. 규칙만 지킨다면......"

라크리모사, 눈물의 날.
닫혀 있던 천년, 그 비밀의 문이 열린다.

하얀늑대들 이라는 전 12권 환타지 소설로 멋진 필력과 이야기 전개 능력을 보여 주었던 윤현승 작가의 책 라크리모사를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이리저리 말이 많기도 했고, 하얀늑대들이나 더스크워치를 읽고 만족한 느낌도 있어서 이번에도 기대에 가득찬 손으로 책장을 넘겼다.

 평안한 분위기에서 급박한 상황으로. 그리고 다시 평온한 일상을 그리는 윤현승 작가의 필력은 이제 완숙한 수준까지 다다랐다고 본다. 아직 인물의 입체성이나 큰 틀의 설정은 대작가들에게 미치지 못하지만, 환상소설 작가도 이런 필력이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장편 소설이라는 말과 달리, 라크리모사는 철저히 현실에서 괴리된 일반적인 환상소설의 모습을 보여준다. 현실은 그저 세계관을 이루는 하나의 요소일 뿐, 검과 마법, 비현실적인 존재들이야 말로 라크리모사의 세계를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등장인물들이다.


 - 준비된, 그리고 완벽한 자들을 위한 재미 - 
 나는 책을 좀 빠르게 읽는 편이고, 이를 위해서 속독법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고 문자를 읽는 것이 아닌 속독법은, 한 페이지를 하나의 그림의 형식으로 받아들여 사각형을 대각선으로 훑어내려 빠르게 의미를 파악하는 방식인데 (이게 맞는 방식인지는 몰라도, 나는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깊은 생각이나 중의적 의미, 숨겨진 복선등을 파악하지 못하여 음미해야 하는 소설이나 철학책 같은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다.
 
 라크리모사를 처음 읽을때는 환상소설의 목적 - 시간을 때우고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 에 당연한 듯이 속독법으로 빠르게 읽어나가 1시간 정도 걸려서 다 읽게 되었는데 다 읽고 결말의 여운에 잠겨있는 동안, 강한 아쉬움에 시달렸다.

 일반적인 내용상의 복선이 아닌 단어의 차이,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대사 하나하나가 (물론 아닌게 더 많긴 하지만) 전체적인 주제인 진실은 반드시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를 관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대중문학을 읽듯이 읽지 않고 좀 더 진지하게 책을 읽었다면, 결말에서 주는 여운과 전개의 감동이 두배쯤 진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옥의 티, 그에게서 보이는 단점 -
윤현승 작가의 책을 읽은 것이 이번으로 세번째다. 하얀늑대들, 더스크워치, 그리고 라크리모사. 아직 헬파이어나 뫼신사냥꾼은 읽지 않았는데 (경제적인 사정상. 대여점을 한다고 해도 이런류의 책은 빌려보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강한 아쉬움에 빠져들었다.
 읽은 3가지 책은 한가지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 미리니름이 되는지는 모르겠는데, - 세상을 파멸시키는 거대하고 무서운 존재. 그리고 그를 막기 위한 노력 - 셋 다 전개 과정과 결말이 다르지만, 거대한 주제가 항상 한 가지라는 점은 독자에게 식상함과 아쉬뭄을 남기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최종 등장인물을 놓고, 항상 다른 전개와 결말을 보여주는 능력은 역시 멋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라크리모사의 결말 부분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 루카르도는 매우 명석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런 인물이 촉박한 시간 제한과 딸이라는 존재로 말미암아 정신이 분산되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지 못해서 곳곳에서 드러나는 진실의 단서와 기회들을 놓치게 되는 장면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진실과 과거 역사속 사건들의 진실등은,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한 부분 없이 독자를 즐거움과 긴장의 바다속에서 노닐게 해준다. 
 특히나 소설의 결말이 기-승-전-결 에서 전 부분에서 이미 드러나고 전 부분에서 계속해서 암시가 나오는 장면은, 다 읽고 난 뒤 무릎을 치게 만들 정도였다.

 읽는동안 계속해서 등에서 전율의 짜릿함을 느끼게 해준 윤현승 작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은, 설렁설렁 넘기지 말고 하나하나 읽으며 현재 진행되는 사건과 등장인물간의 대화, 그리고 주어진 사실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곱씹으며, 앞으로의 전개를 추리하며 읽는다면 더 재미있고, 더 안타까운 소설이 될 것이므로, 염두에 두고 읽으면 좋겠다. 

by 스네이크 | 2008/11/06 16:53 | 리뷰 | 트랙백(1) | 덧글(10)

코드기어스 19화. 승리의 착각에 빠진 패배자들

 이 글은 19화에 대한 내용을 약간 포함하고 있습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보면서 더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전개가 참 막나간 편도 있었지만, 현실이라면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할 내용으로 나갔기 때문입니다. 보는 시종일관 그저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이렇게나 인재가 없었나. 라는 말만 나오더군요.

 우선은 첫번째.

 적의 수장이 와서 수뇌부 회담을 요청해서 받아들인거 까지는 좋은데요. 적이 던져주는 정보를 다 믿어버리는 아군이라니, 암만 잘 봐줘도 밑 사람들이 잘도 수긍하겠습니다. 정보전이 얼마나 중요한건데 제대로 확인도 안 해보고 낚여주다니, 이건 뭐 지휘관 자격조차 없는 녀석들이였군요 (오우기나 토우도, 참모라고 씨부렁 거리면서 정보를 중요하게 여긴 디트하르트도)

 
 두번째.
 
 전쟁은 잔혹합니다. 잘못된 공격으로 민간인이 죽을 수도 있는 것이고, 그것이 군 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군무원과 같은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 가능성은 커집니다. 그렇기에 전시에 그런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준 군인급으로 봐도 되는거고, 패자가 승자에게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해서는 이런 사람들도 죽이는 과단성을 보여줘야 하는거죠.
 근데 왠 정의놀음이랍니까. 정의가 밥먹여줍니까. 정말 간단한 예를 들어서 선량한 몇명 사이에 적군이 숨어들어 테러를 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기에 전쟁이 나면 비인도적인 짓도 서슴치 않습니다.

 근데 흑의기사단 애들은 자기들이 브리타니아를 압도하고 있는걸로 착각하는지 군사병기가 숨겨진 시설의 군무원들을 죽인다고 이런 믿을 수 없는 쉑히! 이러네요. 토우도 이놈 군사교육은 받고서 중령까지 올라간걸까요? 낙하산 인사로밖에 안 보이는군요......


 세번째.

 결론이 어떻게 되었건, 자신들이 어떻게 되었건간에 목표를 추구해야 합니다. 목숨을 초개처럼 던져서라도 완수해야할 목적 ---독립-- 이 있다면, 그걸 달성할 힘이 있다면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쓰는게 옳죠.

 오우기는 제로가 자신들을 말처럼 사용한다고 분노하면서 슈나이젤에게 건의합니다. 제로를 죽이는 대신에 일본을 되찾아 달라고요. 

 자 그러면 여기서 문제. 초합집국은 어떻게 하고? 흑의기사단이 일본인만 있는건 아닐텐데 말이지
 일본이 에리어에서 해방된다고 해도, 브리타니아는 바로 짓쳐들어올 수 있습니다. 허접한 인간들과 무기만 있는 초합집국따위, 기상천외한 전략이 없다면 밀리는건 당연지사죠. 그럼 일본은 바로 다시 에리어로 격하. 사쿠라다이트라는 아주 먹음직스런 먹이가 있는 전략적으로 땅을 가만 냅둘거 같지 않은데 말이죠. 


 이런 이유들로 살펴봤을때, 오늘 흑의 기사단은 군대로서의 생명에 종지부를 자신들의 손으로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말이 정해져 있는 애니이기에 예측한 대로 나가지는 않겠지만, 만약 이런 부분에서 애니가 끝난다면 애들 운명은 불보듯 뻔한거죠.

 어줍잖은 정의감을 가지고서 하는 전쟁은 필패합니다. 전쟁은 반드시 목적이 뚜렷하거나, 확고한 신념이 있거나, 압도적인 전력이 있어야 사기를 높힌채로 수행할 수 있는거지요. 흑의 기사단 테러리스트들은 자신들의 능력도 아닌 제로의 능력에 기댄체 얻어낸 몇번의 기적같은 승리에 도취해 (기어스를 사용해서 조작된거라고 하지만, 있는건 다 사용하는게 전쟁이죠. 조작된게 아닌데 애들이 좀 바보같은듯) 자신들이 이미 브리타니아의 위쪽에 서있는 승리자라고 착각하고 있는, 불쌍한 패배자에 불과했습니다.


 루루슈의 그려지지 않은 그간 고충이 눈에 훤합니다.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관급지휘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전쟁한거나 마찬가지네요. 전선에 나가서 이리저리 뛸 수 밖에 없었을듯.....
 

뱀다리 : 토우도 이렇게 안 봤는데, 타마키는 끝까지 믿어주더군요. 단순한 만큼 사람이 좋은듯

by 스네이크 | 2008/08/17 19:18 | 리뷰 | 트랙백 | 덧글(17)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